'Mind Persona/Unlocked Diary'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6/10/22 오늘의 일기 (8)
  2. 2006/09/01 2006년, 나의 '운수 좋은 날' (4)
  3. 2006/08/26 핸드폰에 담아뒀던 사진들 몇 장 (6)
  4. 2006/08/19 잠에 관한 문답 (6)
  5. 2006/08/12 어제와 오늘의 짧은 일기 (4)
  6. 2006/08/11 두 가지 풍경 (2)
  7. 2006/08/08 D-100과 백일주... (4)
  8. 2006/08/06 나와 나, 그리고... (2)
  9. 2006/07/17 7월 14일의 장미
  10. 2006/07/16 짜장면 두 그릇
오늘의 일기- 2006년 10월 21일.

한 문장으로 미리 표현하자면, '꽤나 재수 없었던 날.'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려고 하니까 6시 50분이었다. (등교시간은 7시 20분 까지.) 그 때부터 잘 챙겨서 가면 되는데, 이상하게도 대장(大腸)께서 요동을 치시더라. 덕분에 화장실행. 약 30분간을 앉아있었다. (변비) 나와서 머리를 감고 옷 입고, 집에 갈 채비를 하니 7시 40분. 후닥닥 뛰어서 교실로 들어갔다. 그 때까지도 선생님들이 숙소(본관에 3학년 선생님을 위한 숙소가 있다.)에서 안 나오신 것이 다행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MP3로 애니를 보려고 했는데... 아차, 헤드폰이 없다. 면학실에 두고 온 것... 비상용 이어폰을 써서 애니를 보긴 했는데... 엘펜리트 3화를 보다가 낯뜨거운(!) 장면이 나와서 껐는데, 자습시간 종료. 쉬는시간에 회화실로 뛰어가서 아직 받지 않은 엘펜리드 나머지 분을 다운로드 시켰다. 물론, 쉬는시간이라는 짧은 찰나에 모두를 다운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다운로드를 해 놓은 채로 모니터만 끄고 수업을 받으러 다시 뛰어갔다. ... 1교시 수업을 하고, 쉬는시간에 가서 다운로드 받아진 엘펜리트를 MP3에 넣고 화학 수업을 받으러 갔다. 화학은 요즘 들어 계속 자습이길래, 막간을 이용해서 보려고 했는데... 아차, 화학실에 도착하고 나서 떨어뜨렸다. 아래는 돌타일바닥. 허리 높이에서 떨어뜨린지라 '괜찮겠지' 했는데, 이게 뭔가... HDD가 아작났다. 헤드 불량인지, 섹터 불량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걸로 H300 시리즈를 두 대나 황천으로 보내게 된 것이었다. 아이고... 애니 보려고 했더니 이게 뭔 일인고...

여차저차해서 수업이 모두 끝나고, 짐을 챙겨서 학교에서 나오기 전에... 책가방 위에 어느샌가 구더기 (파리 애벌레) 가 올라와 있었다. 깜짝 놀랬다. 놀란 가슴을 쓸어 안고, 친구놈이랑 같이 나와서 돈을 찾고 역으로 가는데... 아아, 헤드폰을 면학실에서 안 찾고 왔구나. 잘 있으련지 모르겠다. 기차를 타고 가려는데, 애들이 시끌거리고 어른들도 덩달아 시끌거리고... 미칠 지경이었다. 차내 방송에서 폭소클럽을 하길래, 1500원을 써서 방송을 들을 때 쓰는 이어폰을 샀다. 사고 자리로 돌아오니, 폭소클럽이 끝나 있었다. (한 코너 정도 밖에 안 해준다.) 뭐, 다른 거라도 듣자 싶어서 가만 귀에다가 꽂고 있었더니, 그 뒤로 재밌는 걸 안 한다. 이런, 젠장. (그나마 '스폰지'는 볼 만 했달까.)

용산 도착. 안내소 쪽 매점에 가서 가샤폰 한 개를 돌리고, 광장 출구쪽 매점에 가서 또 하나를 돌리고... (아아, 참고하시길. 광장 출구쪽에 '샤이닝 티어즈' 뽑기가 있는데, 거기서 '조이드 GALS' 가 나오더라.) 6층 CGV에 가서 하나 더 돌리고. 조이맥스에 가서 북의 달인을 한 판 하고, 다시 6층 CGV에 와서 로지텍 이벤트에 참가. 다트를 던졌는데, 원판 뒤로 넘어가버렸다. 어이쿠. ... 이벤트를 마치고 소빅스문고로 가서 책 구매. 구매한 책은 아래와 같다.

왼쪽부터 EBS 수능 만점마무리 외국어영역,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 월간 패미통PS2 10월 13일자, 한겨레21 이번주판, 찬스 20호.


구매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파파이스에 들러 버거를 먹었다. 뭐였더라... 이름이 기억나질 않는다. 지하철을 타기 전에 플랫폼에 있는 매점에 들러서 경향게임즈 10월 25일자 구매. 게임 속 핵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더라. 아까 그것에 대해 논할 내용이 머릿속에 막 떠올랐었는데, 피곤해서 그런가 다 까먹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래저래 하면서 주엽역에 도착했다. 머리를 깎고, 목욕을 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 그게 지금이다.

아아... 내일이 수시 2학기 시험인데... 잘 볼 수 있을까... 잘 봐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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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리스노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이 바로 이날이었군요. 문자로는 볼 수 없었던 가슴아픔이... 두대째라니 더 아프시겠어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는 어떤 월간지에요? 제목이 +_+;;

    2006/10/23 14:11
    • BlogIcon 571BO 2006/10/24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설명 상으로는 '국제문제전문월간지' 라고 되어있습니다. 원래 프랑스의 Le Monde 라는 유명한 언론매체의 자매지 급인데, 9월에 한국어판으로 나오게 되었죠. 몇 면을 제외하고는 풀컬러로 제공되는 고급(!) 월간지입니다. 매월 15일에 나오고요, 9월호부터 매달 40면씩 발행되고 있습니다.

      이 신문이 얼마나 대단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지 보시려면, 지난달 기사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보시면 될겁니다. ( 링크 : http://www.lemonde.co.kr/news/view.asp?arId=68 ) 10월호부터는 인터넷에서 '유료 구독자'에 한해서만 볼 수 있게끔 되어있더군요. 나중에 정기구독을 해야 할텐데...

      H320은... 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참 난감합니다...

    • BlogIcon 아리스노바 2006/10/24 0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흐음- a/s가 안되는건가요?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파손이라 안되려나... 그래도 iriver 서비스는 좋은데 a/s센터가 적다는게 또 걸리겠군요. 수능이 코앞이라 멀리 가기도 힘드실테니...

      그냥 괜스레 저 월간지 구독하고 싶네요 -_ -;

    • BlogIcon 571BO 2006/10/24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드디스크 복구 같은 것에 대한 A/S 규정은... 아이리버에 없습니다. 하긴, '아이리버 = 하드디스크 제조업체' 가 아니니까요. (하드디스크는 도시바에서 만든 걸 쓰고 있지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아직은 초반이어서 기사의 '편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흠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기사의 질이나 무게에 관해서는, 제가 가장 신뢰하는 '한겨레'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합니다. 구독 전에 디플로마티크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수도권내 구매가능 서점 목록 ( http://www.lemonde.co.kr/notice/notice_view.asp?bbs_code=00001001&seq=1957 )'을 보신 뒤, 거기서 한 부를 사서 보시고 결정하세요. ^^

      아... 저는 소빅스문고나 종로 서울문고에 자주 갑니다. ^^

  2. BlogIcon clowlee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르 몽드 정기구독입니까!!

    2006/10/24 09:26
    • BlogIcon 571BO 2006/10/24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졸업하면... 바로 구독 할겁니다. -_-+ 물론 프랑스어판 오리지날 '르몽드'가 아니라는 것은 아시고 계시겠죠? ^^;;; clowleed님도 보시는겁니까? ^^

  3. BlogIcon 엘레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한마디.
    부럽습니다.

    ↑평생 도서관 애용자로 남을 사람

    2006/10/24 14:02

원래 '운수 좋은 날'은 옛적에 현진건 씨가 쓰셨던 소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뭐, 중고등학교 국정 국문(국어 + 문학) 교과서에 자주 나오니까.) 그 소설의 내용은 하루 내내 운수가 좋다가 마지막에 김 첨지의 부인이 죽으면서 비극으로 끝난다. 소설 전체적으로 비극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의 그 부분 때문에라도 비극인 것은 맞는 말이다. 8월 31일, 매년마다 의미를 조금씩 없애고자 노력하는 날이지만, 어제는 참으로 '운수 좋은 날' 이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8월 30일 저녁, 다음날이 필자의 귀빠진 날이랍시고 룸메이트들이 뭘 좀 먹자고 한다. 사주는 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주 개소리를 하더라. 필자더러 사란다. 이런 나쁜 자식들. 무전취식 하겠다는 것인가 싶어서 다시 물었다. "물론, 우리도 사지. 닭강정 두 판 시키면 한 판 니가 사고, 한 판은 우리가 쪼개서 사고. 우리가 산거 니가 먹고, 니가 산거 우리가 먹고. 좋은 거 아니냐?" 건성으로 들으면 좋은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제대로 개소리라는 걸 다들 아실 것이다. 하지만 어쩔텐가. 수적으로 열세인데. (방 인원 4명 중에서, 필자 빼고 모두 찬성. 어이가 없더라.) 하는 수 없이 닭값을 지불했다. 늦은 시간에 뒤로 빠져나가, 룸메이트 모인이 유유히 닭강정을 들고 돌아와 먹기를 시작한다. 한 판은 깔끔히 해치웠다. 두번째 판이 문제였다. 너무 식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양도 많다. 이걸 어찌 처치해야 하나 싶어서, 가깝게 지내는 애들 둘을 데리고 와서 같이 먹었다. 하지만 먹기 힘든 것은 똑같더라. 아주 죽는 줄 알았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는데 엄청 힘들더라. 그렇다. 많이 먹고 바로 자면 큰일나는 것. 속이 쓰려온다. 아침밥을 먹으려는데 아침밥이 눈에 제대로 배기질 않는다. 국반찬으로 나온 수제비만 떠먹었다. 0교시 때는 머리에서 식은 땀이 났다. 졸음도 아주 제대로 오더라. (평소에도 잘 자는 편이지만.) 1교시도 그랬고, 2교시 초반까지 고생 좀 했다. 하지만 하루 내내 거의 졸다시피 한 것은 부정할 수... 가 없다.

저녁 즈음. 자습시간. 다른 때 처럼 자습을 하다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지인들에게 문자를 날렸다. 심심해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고 3인 시기에 그런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그냥' 보내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실 분들 많으실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다수가 필자의 문자를 받으셨을테니 말이다.) 전날 Y모 씨의 문자를 받고 경악을 한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중략) 끝날 무렵, 23시. 아직 내려갈 시간이 아니니, 조용히 내려가서 혼자 명상이라도 하고 싶었다. 왜였을까?

사실, 5년 전부터 죽고 싶었다.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낀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중 2 때 처음으로 자살이라는 이슈를 떠올렸다. 이후, 많은 방법을 찾아봤다. 음독, 투신, 할복 등등... 심지어 영화에 나오는 혀 깨물기도 시도해봤다. 집에 있는 락스를 마시려고 락스를 찾아 다닌 적도 있었다. 필자 소유의 맥가이버 나이프를 뺐다 꺼냈다 하며 시름에 잠긴 적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총에 대한 정보를 찾아 다닌 적도 있었다. 연수를 쏴서 한방에 죽으려고 말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데저트 이글'에 대한 정보 수집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 중 3 초반이었나, 어머니께 죽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다. "확 죽어버릴까?"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그런 생각 하덜 말아라. 어디서 자살이라는 말을 입에 올려!" 하시더라. 당시에는 머리가 트이는 말이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5년 동안이나 그 이슈에 집착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효과였던 셈이다. 그러다가, 매년 생일이 되면 생일에 대한 기쁨과 함께, 잠시동안 그 이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올해는 이 날이 제격이었다고 생각했었던걸까.

근데, 담당 선생님께 거절 당했다. 77일 밖에 안 남았는데 조퇴를 하려고 든다고. 다른 애들 다 열심히 공부하는데 풀어지면 안된다고. 기분이 아주 흐려져 있었기 때문에 "네" 라고 말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조용히 눈물이 흐르더라. 사실 침대 위에 앉아 조용히 명상을 하면서 '왜 죽으려고 했는가' 에 대해 생각해볼 예정이었으나, 담당 선생님이라는 '사회 대면(對面)' 부터 이런 식이라면 살맛 안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죽을 방법은 없다. 건물이 낮아서 투신도 안 된다. 그럼, 필자가 가지고 있는 나이프로 죽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모 양에게서 문자가 왔다. (필자의 포스팅 중에 자주 등장하는 그 '모 양' 이다.) "오늘 생일이었다면서? 축하해." 라는 문자. 고맙긴 했다만, 이미 마음은 다져지고 있었다. 바로 답장 보냈다. "뒤지기 좋은 날이었다. 뒤질 수 있었는데 못 뒤져서 천추의 한이다." 라고 보냈다. 그러다가 계속해서 모 양이 말리는 상황으로 번졌다. 그러다가 자신의 솔직한 얘기도 주고 받고... 결국, 그냥 잤다.

문자의 내용을 공개하자니 너무 껄끄럽다. 한 문장으로 소개하자면, 본인은 본인 나름대로의 근거와 논리, 주장으로 주장을 펼쳤고, 모 양도 모 양 나름대로의 근거와 논리와 경험으로 주장을 펼쳤다. 마지막에 가서는 맘 속 깊숙히 봉인해뒀던, 해서는 안 될 중한 얘기도 했고 말이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모 양은 참, 상담을 잘 한다. 01시 30분 즈음에 일방적으로 문자를 끝냈다. 마지막 문자를 보내고 핸드폰 배터리를 빼버렸다. 모 양에게는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그 뒤에 휴게실에 앉아 잠깐동안 혼자 울다가 방에 들어가서 칼을 꺼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냥 잤다. 2시간 전에 봤던 '웃찾사'가, 필자를 그냥 자게 만든 원인이었으리. 하지만 지금도 생각한다. 왜 실행하지 못했을까. 깔끔하게 생을 마감하지 못했을까 하고 말이다.

아까 자습 시작할 무렵에 모 양의 책상 위에다가, 모 양이 요즘 들어 관심있어하는 주제가 담긴 신문 하나를 놔두고 왔다. 쪽지를 붙였다. "겁나 피곤하지라? 피곤하면 말해라. 전적으로 내 책임이니까." 모 양은 원래 역사에 조예가 깊은 아이이다. 요즘은 심리치료, 상담, 그리고 출판 편집에 관심이 있단다. (놔두고 온 신문은 7월 7일자 한겨레신문 18.0˚ 이다. 쌓아뒀던 신문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죽어야 하는가, 계속 힘겹게 살아야만 하는가. 모 양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5년 동안 생각해온 것인 만큼 그렇게 쉽게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모 양에게 필자 자신의 자살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모자란 인간의, 덜 떨어지는 인간의, 앞날이 불투명한 인간의 껍질의 파괴."

P.S : 온라인 지인이라면 몰라도 오프라인 지인이 이 글을 읽었다면, 모 양을 제외하고는 필자에게 아무 말도 말아달라. 이 일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이며, 모든 생각과 결정은 필자가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을 걸어온다면 대응을 하지 않겠다. 필자는 정말로 심각하게 이 일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달라.

TAG 생일,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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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zlinx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라인 지인조차 아니지만(....), 넷상에서 가끔 뵙던 분이라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도 571BO님이 가지신 그런 감정을 자주 느꼈기 때문에, 그에 관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시선을 살짝 돌려보려 합니다.


    올해, 저희 학교에서 제 후배 한명이 자살을 했습니다(1학년이었습니다). 전교생이 200명밖에 안되는지라, 적어도 학생 모두가 서로의 이름과 얼굴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는 후배'가 자살했다는 것은 2,3학년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충격을'앞에 '엄청난', '어마어마한'등의 말을 붙였으나, 그 상황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지웠습니다)
    물론, 동기들이 받은 충격은 선배들이 받은 그것과는 또 달랐지요. 그 후배가 한 선택은, 같은 교실을 썼던, 같은 동아리였던, 같은 기수였던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 숙사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은 어땠을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한 방에서 잤던 친구가, 이제는 세상에 없는 것입니다.

    장례식 당일, 학교 운동장에 영구차가 들어왔습니다. 친한 후배가 아니었음에도, 저는 그날 울었습니다.
    글에서 말씀하신 '모'님을 비롯해- 모든 지인들이 받게 될 상처에 대해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결국 571BO님이 지금까지 받았던 상처가, 다른 사람이 해버린, 그런 것과도 비슷한 칼날에 의한 상처일지도 모르니까요.

    PS:
    (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도 고심을 하셨겠지만, 노파심에 남기는 것입니다. 충분히 고려를 하신 상황이라면, 제 말은 그냥 흘리셔도 좋습니다.)
    PS2:
    (혹시 지나친 참견이라고 생각되어 기분이 나쁘셨다면, del버튼을 누르셔도 좋습니다)
    PS3: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_-; 제가 이런 글을 남김으로서, 작은 힘이지만, 저도 571BO님과 링크가 맺어지게 됩니다. 혹시, 그런 결정을 맺으신다면..)

    2006/09/02 23:56
  2. 릭블레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뒤늦었지만 우선은 571BO님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과연 이게 기쁜 축하일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삐리님의 죽음에 대한 이러한 사상과 가치관은 그동안 삶을 통해 취득해 오신 것들이실 테지요..
    생일이라..괜찮은 아이디어군요. 처음으로 세상과 접촉한날 접속을 끊는다라...
    삐리님의 이런글을 읽을때면 571BO님은 자신에게 자비심은 가지고 있지만 사랑하진 않는다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래도...아직은...하는 느낌이 와서 다행이로군요...

    2006/09/09 06:08

엄마가 노트북을 사면서, 핸드폰에 있던 파일들 일부를 메모리스틱 슬롯을 통해 빼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노트북이 필자의 수중에 들어오리라고는 생각치도 않는다.

근데 왜 하필이면 Sony VAIO VGN-FJ75L/B 지... 이거 별로 안 좋은 것 같던데...


제주도에 갔을 때 찍었던 곰인형. 롯데호텔에 있었던가? (롯데호텔에서 숙박하지는 않았음.)


'예술사진'을 표방하면서 찍어본 사진. 언제였지... 지하철 1호선.


필자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깃든 의자이다. 이 사진을 찍기 몇 달 전에, 필자의 외할머니댁 근처에 있던, 자주 가던 약방이 문을 닫으면서 약방 안에 있던 그 의자가 버스정류장 앞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찍은 사진이다. 바깥 공기를 맞으면서 서서히 풍화되어가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2003년 12월에 찍었던 사진으로 기억한다. 예전에 다녔던 학원... 에서 찍은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개념원리 수학이다. (지금은 이 학원은 문을 닫았다. 학원 원장선생님은 다른 학원을 개원하셨다.)


어디서 찍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래도 이 사진도 여수에서 찍은 듯.

언제적이었지... 스카이 프로리그 그랜드 파이널을 처음 했을 때의 일이었나... 플레이오프 전에서.


KOS-MOS의 에피소드 2 버전. 지금 봐도 예쁘다. (핸드폰에 담아두려고 일부러 찍었던 사진. 원본은 필자의 MP3에 있던 사진.)


언제적이었나... 필자의 친구가 가지고 있던 Newtype을 보다가 나온 사진. 너무나 반가워서 그 자리에서 바로 찍었다. 역시나 추천도 MAX. (하지만 이 리뷰를 쓴 사람은 제노사가에 대해 그리 잘 아는 사람이 아닌, 게임 자체 마저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All pictures were snapped by 571BO. (Phone camera : Samsung Anycall SCH-V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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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oste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스모스 Ep2버젼 이쁘다시고 하신 분; 정말 제 짦은 생애지만 태어나서 처음 뵙습니다;;; 쿨럭 쿨럭;;

    2006/08/27 01:57
  2. BlogIcon 라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예술 사진 멋지군요. +_+
    VGN-FJ75L/B은 성능은 그렇다치더라고 휴대성이 좀 떨어지는 기종 같더군요;

    2006/08/27 20:12
  3. 릭블레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예쁘군요..왠지 자꾸 KOS-MOS양의 비쥬얼에만 반응하는것 같아 씁쓸해 지기도 하고..
    그나저나, 정말 반가우셨겠습니다. 뜻밖의 KOS-MOS양과의 조우!ㅎ

    2006/09/09 06:19

1. 몇 시에 주무시나요?
- 임의적으로 피곤하면 자고, 안 피곤하면 늦게 잡니다. 대부분 23시에서 01시 30분 사이에 잡니다.

2. 침대에서 주무시나요? 바닥에서 주무시나요?
- 기숙사에 침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너무 딱딱해요.)

3. 주로 몇시간 주무시나요?
- 5시간에서, 많으면 6시간 정도. 그래도 잠이 와요. ㅜㅜ (하루 내내 자다시피... ;;;)

4. 누가 잠을 깨우면 쉽게 일어나나요?
- 깨긴 합니다.

5. 최근에 꿈을 꾸었다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 잘 기억이 안 납니다;;;

6. 잠을 잘 때 근처 상황에 민감한가요?
- 약간 그렇습니다.

7. 잠을 잘 때의 의상은 대략 어떤가요? 노골적[...]으로 말씀해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 속옷 입고 (런닝 제외) , 잠옷 챙겨 입습니다.

8. 잠을 잘 때의 버릇이 있나요?
- 코를 조금 골거나... 하는데, 가장 심한건... 자는 도중에 누가 뭘 물어보면 정확하게 답한다는 것... OTL

9. 몽마( = 서큐/인큐)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 어우, 있어주면 좋죠.

10. 이 문답을 전달하실 분들을 골라주세요.
- 보시는 분들 아무나 가져가주세요. 링크에 등재되어 있는 분들은 필수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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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잠에 관한 문답

    Tracked from Kael's Sailing Day  삭제

    571BO님 블로그에서 업어왔습니다 1. 몇 시에 주무시나요? - 졸려우면 언제든지 자버리지만, 보통은 10시에서 11시쯤에 자요 2. 침대에서 주무시나요? 바닥에서 주무시나요? - 침대에서 잘 때도 있고 가끔씩 바닥이 그리우면 바닥에서도 자요 3. 주로 몇시간 주무시나요? - 요즘은 방학이라서 실컷 푹 자요. 요즘은 한 9-10시간 자지만 개학하면 한 4-5시간 잘수있을려나요ㄱ= 4. 누가 잠을 깨우면 쉽게 일어나나요? -얼마나 피곤하냐에 달렸지만..

    2006/08/21 07:32
  2. Subject: 잠에 관한 문답.

    Tracked from 코코로 스튜디오  삭제

    바톤 from "Temp-Dualized Canvas Braincrash" 1. 몇 시에 주무시나요? - 23:30 ~ 24:30 사이. 2. 침대에서 주무시나요? 바닥에서 주무시나요? - 바닥이요. 3. 주로 몇시간 주무시나요? - 평균으로 따지자면 8시간. 4. 누가 잠을 깨우면 쉽게 일어나나요? - 당근. 5. 최근에 꿈을 꾸었다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 베네치아 리도섬의 해안에 파도가 너무 강했다. 맨해턴 시내에 동남아 사람들이 롤러코스터를..

    2006/08/22 12:44
  3. Subject: 잠에 관한 문답

    Tracked from Ikaris Cyrus Faust  삭제

    From 571BO님의 블로그 과연... 누가 퍼갈까? 퍼가시는 분들은 필수로!! 트랙백 날리세요. [ITT|itt_67405|날리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S|00CC00|000000|D|000000|FFFFE1|000000|none]OK?[/ITT] 1. 몇 시에 주무시나요? - 꼭 12시 이전에 잡니다. 2. 침대에서 주무시나요? 바닥에서 주무시나요? - 기숙사에 침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저 그런 정도. 3. 주로 몇시간 주무시나요? - ..

    2006/08/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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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lowlee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5-6시간!! 노인네 레벨 근접입니다 - n-)/
    전 최소 7, 기분좋게 자면 10시간 -_-;

    2006/08/20 21:15
  2. BlogIcon Kael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문답 주셔서 고맙습니다'ㅅ'/
    역시 학교에 다니면 자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버리죠ㄱ=

    2006/08/21 09:44
  3. 릭블레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청나군요..전 최근에는 0- 14 사이를 오가서 제가 꿈을 꾸는건지 활동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더군요; 음...잠옷을 입고 주무시는군요.. 잠옷도 사람마다 취향이 있던데..

    2006/09/09 06:26
    • BlogIcon 571BO 2006/09/09 1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잠옷도 잠옷 나름이지만, 저 같은 경우는 '반팔, 반바지' 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저에게는 잠옷 = 기숙사옷 이기 때문에 '활동성' 이 중요하니까요. ㅎㅎㅎ;;;

어제.

어제 면접시험을 봤다. 정확히 말하면 대학입학 구술면접전형시험. 난생 처음해보는 면접이라 엄청 긴장되었다. 대기실에서 4시간을 기다린 끝에, 10분간 문제를 풀고 면접실에 들어갔다.

... 생각하기도 싫다. 앞에 나가서 칠판 앞에서 문제 풀이... 배웠던 것도 모른다고 해버렸으니... 심지어는 수학Ⅱ에서 배운 것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틀린 문제도 엄청 많다. 하나도 생각 안 난다.

... 탈락 확정.

오늘.

아침에 그라비티 페스티발에 가서 좀 놀다가, 용산 CGV로 갈 예정이었다. 그라비티 페스티발에 칸노 요코가 온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CGV에서는 느긋하게 영화 한 편을 볼 예정이었다.

... 늦잠 잤다. 칸노 요코와의 이벤트는 11시에 끝났단다. CGV는 내일 가야지...

P.S : 마지막 수시 시험을 볼 대학의 1차 결과가 나왔다.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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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릭블레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기분 알것 같네요..면접시험이란거 엄청 불쾌하더군요..
    그들이 원하는건 나라는 사람의 정보고 아니라 그저
    짜여져 있는 각본의 답을 원하는거란걸 듣고 엄청 허탈했던 기억이 납니다..

    2006/09/09 06:38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두 가지 풍경 때문에 기차 안에서의 지루했던 일들을 말끔히 잊었다.

어제 밤에 새 책을 뜯어, 지금도 읽고 있는 책은, 공지영 작가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이다. 발간 직후에 구매했으나, 다른 책들을 읽느라 시기가 많이 늦어지게 되었다. 반 친구 중에 누가 말했듯이, 공지영 작가의 경우는 문체 쪽에서는 특이점을 찾기 힘드나, 전체적인 분위기 면에서 뭔가를 감동시키는 면이 있다. (필자는 이런 면이 좋다.)

일단 책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말하기로 하자. 오늘 있었던 다른 일들은 내용이 끝난 후 따로 짧게 적겠다. (왜 얘기했지? ... 원래는 책과 풍경을 동시에 쓸 계획이었으나... (헛기침))

둘 다 거의 도착할 무렵에 본 풍경들이다. 하나는 한강 철교에서, 또 하나는 대화역 버스 정류장에서 본 풍경.

한강 철교에서, 용산 가는 방향으로 왼쪽 창문을 바라보았더니 이제 막 해가 지려는 때의 풍경이 널찍히 펼쳐져있었다. 시기가 좋아서였을까, 강물빛은 마치 아이스 블루 같았다. 기차는 지나가고, 오른쪽 창문에서 보는 암흑과는 달리 석양 너머에서 고즈넉히 비쳐오는 햇빛에 비추어 아름답게 빛나는 한강의 아이스 블루. 기차는 계속해서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의 시야에 가로등이 들어왔을 때, 주홍빛 가로등은 아이스 블루의 한강을 녹여, 흐르는 시간이 되게 했다.

대화역 정류장에서, 보름달을 보았다. 모 게임과 연관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시기 치고는 이르다 싶은 보름달 같아서 계속 쳐다보았다. 읽고 있는 책을 잠시 접어두고 달에 눈을 맡겼다. 필자는 초생달을 좋아했다. 초생달에는 날카로운 푸른 빛이 돌아서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보름달도 좋아한다. 왠지 끌리는 느낌이 들거니와, 초생달 못지 않게 차가운 빛이 돌기 때문이다. 정류장에서 보았을 때, 달은 좋았으나 방해가 되는 것은 건물이었다. 건물이 있어주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풍경이 되었으나,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산야(山野)에서 보름달을 보았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산야에서 보았다면, 저 보름달은 마침표와 같았으리라. 문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침표, 그리고 기나긴 여정을 장식하는 마침표. 마침표 앞의 글자들이 없어도 보름달은 마침표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내 긴 여정도 끝내줄 마침표같다. 아름답다.

오늘 있었던 일들 요약

1. CGV에서 회원 카드를 만들어왔다. 반투명색이다. 이쁘다. IMAX로 '괴물'을 보고 오고 싶었으나, 시간상 바로 집으로 향했다.

2. 친구놈이 신경을 거슬렸다. 위에서 말한 그 책의 표지를 긁어놔서, 등짝을 아주 후려쳤다. 경쾌한 소리가 났다.

3. 어제 그 애에게, 어제까지 필자가 읽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빌려줬다. 사학(史學)보다 심리학에 눈길이 더 가게 되었다는 그 애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길 빈다.

P.S : 다 쓰고 나서 읽어보니, 이게 뭐야... 이건 내 필체가 아닌데... ;;;

P.S 2 :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사진기가 없었다.
TAG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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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릭블레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하늘을 보고 계셨는지 감히 상상할 수 있겠군요..
    마침표라...왠지 이 글체는 뭐랄까; 음.. 좀 더 낭만적인 느낌이 다분한걸요?
    달빛에 취하셨던 모양입니다...흣..

    2006/09/09 06:45

낮에 일기를 쓰는 건, 필자에게 있어서 상당히 드문 일이다. 대부분 면학 시간, 그러니까 밤에 일기를 쓰는데, 굳이 낮에 일기를 쓰는 이유는, 컴퓨터를 할 시간이 밤에는 없다는 이유 때문일까? 뭐, 이제는 이런 변명도 잘 안 먹히게 생겼다. 이제 수능이 100일 남았기 때문이다. 내일이 되면 숫자 세자리 중에서 앞자리 하나가 빠진다. 고 3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오금 저리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난감하다. 이럴 때 일수록, 필자는 꼭 수시 1학기를 붙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곤 한다. 꼭 붙어야지, 에서... 이왕이면 좋은 곳에 붙어야지... 하는 욕심으로 이어지는데... 필자의 머릿속은 그저 공허하기만 해서, 이런 결심을 해 봤자 거기서 거기에 불과한 실정이 되고야 말았다. 이럴 때는 누군가의 격려가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솔직히 필자는 사회에서, 나이에 비해 볼 때 '커뮤니케이션'에서 쓴 맛을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에 더 이상의 격려는 바라지도, 바라고 싶지도 않다. 누가 해준다면야 고맙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제부터 진짜로 동물 취급 받는 고 3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제 필자의 앞날은 어찌 될지 모르겠다. 그저, 이달 말에 수시 1학기로 대학을 가는 꿈만 머릿속에 살며시 스케치하고 있을 뿐이다.

수능이 100일 남았다면, 사회에서 가장 먼저 '문화적'으로 클로즈업 하는 것이, 바로 백일주(百日酒)이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거나, 아니면 실제로 경험해 봤을 백일주 문화. 필자도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백일주 문화를 그리 달갑잖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가 시작할 때, 그러니까 보문각 타종이 울릴 때 가족들하고 약속한 것이 있다. 대학 입학이 확정될 때까지는 절대로 술을 입에 대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사실 작년까지는, 집에 가기만 하면 필자의 아버지와 마주앉아 맥주 한 캔을 터놓고 안주를 같이 여러번 먹었었다. 특히, 골뱅이무침. (쩝) 그러다가, 수험생에게는 술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신 우리 부모님.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물론, 가끔 먹는 와인류는 제외하기로 했었다. ... 그러다보니, 오늘로 다가온 '수능 100일 남은 날'에 난감함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나 선배들이 학교로 몰려와서, 작년처럼 '술 먹자' 라고 하면서 피쳐(Pitcher)를 까놓고 마셔대는 것은 아니련지?

화제를 살짝 돌리겠다. 우리 남자들은 오늘 쯤에나 음주의 기로에 서겠지만, 여자들은... 아니었단다. 어제 벌써 했단다. 우연히 문자를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아는 애가 술을 마셨다고 취한채로 문자 답장을 보낸 것이다. 그것도 평소답지 않게...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술을 안 마실 것 같던 그 애가, 번듯하게 술을 마시고 나서 답장을 보냈다는 사실이. ("왜들 술을 마시는지 이유를 알겠다." 라고 보냈다.) 그래서 "야, 니가 무슨 술이냐! 정신차려라." 라고 보낸 뒤, "술 마시고 상담 할거냐?" 라고 보냈다. (여태까지의 필자의 일기들을 꼼꼼히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쯤에서 상대가 누구인지 아실 것이다. 물론, 필자의 입으로는 말 못한다.)

그런데, 역시나 술에 취한 그 아이. 한다는 말이... "범생이라서 공부만 해야되냐?"

충격이었다. 필자도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평소에 누가 담배 피우지 마라고 하면, '지는 담배는 죽어도 안 피울긴데, 술은 마실겁니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필자이다.) 술의 효과가 이 정도라는 사실에 경악을 했다. 소등시간이 지난 탓에, 옆에서 자는 애들이 '문자 그만 보내라' 라고 말을 건네도, 일단 충격을 먹은 덕에 문자를 몇개 더 보냈다. "별로 술도 못 마실 것 같은 애가 술을 마시다니... 심히 우려가 된다. 내일 아침에 별 일 없길 바란다." ... 그랬더니 마지막 답장. "알았으니까, 잘 자라." 라고 보냈다. 그것도 무지 웃으면서. 그 아이 답지 않은 답장이었다.

아직도 그 애가 술을 마셨다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가 되는 바이지만, 수험생이라는 입장에서, "왜들 술을 마시는지 이유를 알겠다." 라는 말을 곱씹어 보았다. 지질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일순간 풀리는 모양이었던게다. (필자는 술 대신 블로그로 스트레스의 껍질을 벗겨대지 않는가...) 아침에 생각해보니 그렇게 말을 해댔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저 '백일주'라는 미명 하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마신 술에 대해, '너는 너라서 마시면 안 된다' 라는 말투로 대응했던 필자가 참으로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그 애가 쌓인게 많은 애라는 것을 아는 터인데... 아마 내가 그 애의 입장에서 맛나게 술을 마시고 있었더라면, 속에서 울부짖으며 크라잉넛의 '마시자'를 부르고 있었을 것인데 말이다.

어쨌거나, 오늘은 수능까지 100일 남은 날이다. 모든 고 3들이여, 백일주에 빠져 오늘 아침을 허덕였고, 처음 마시는 술이라서 아직까지 머리가 아픈 사람이 행여나 있다면, 집에 가서 콩나물국 좀 시원하게 끓여달라고 부탁해보자. 백일주 문화를 아시는 부모님들이라면 사랑을 담아 콩나물국을 끓여주실테고, 백일주 문화를 부정적으로 보시거나 모르는 분들이라면 술 먹었냐고 뭐라 하시겠지만, 고 3이 수능 100일 남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자 술을 마셨다는 것을 솔직히 털어놓으면 행여나 좋은 콩나물국을 끓여주실 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말해도 꾸짖으실 분도 계실거다.)

크라잉넛 '마시자' 가사 보기 (노래는 없습니다.)

TAG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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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란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0일 밖에 남질 않았군요..
    지금이 어쩌면 앞으로 살아갈날들의 중요한 갈림길 일 확률이 매우 높죠
    부디 넓고 긴~길로 갈 수 있는 선택을 하시길... 화이팅~~

    2006/08/08 17:01
  2. BlogIcon clowlee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므헣; 전 단지 맛없다는 이유로 술을 안 마시고 있습니다만
    근데 경험에 의하면.. 수능 성적이랑 대학 붙는거랑은 거의 상관 없는것 같습니다 -_-;
    성적 70% + 운 30% 라고 할까나...

    그리고, 뭐 한마디 추가로 해드리자면 점수 맞는다고 학교 이름 좀 있는것 같다고 해서 대학 정하지 마시길 - n-)/
    자신이 뭐가 하고 싶은지, 제대로 된 꿈이 없다면야 그게 좋겠지만, 하고싶은게 있다면 그쪽 계열의 전공을 선택하세요.

    2006/08/09 11:05
    • BlogIcon 571BO 2006/08/09 15: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저는 커서 애주가가 될 타입입니다... (어허허;;;)

      대학 쪽은... 가족들의 요구가 너무나 커서 말이죠... OTL 빨리 이 달 안으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습니다...

티스토리 계정 때, 좋다고 떠들어대기 시작했던 게임이 하나 있다. 필자의 블로그를 자주 찾아와주시는 분들이라면 아시는 게임. 그렇다. 페르소나(Persona). 여기서는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안 할 터이니 정식명을 적지는 않겠다. 이 게임에서, 필자가 프리뷰(Preview)의 시각으로 봤을 때 가장 색다르다고 느낀 것은 두가지이다. 자살을 연상케 하는 포즈, 그리고 외적 자아(外的自我)의 실상. 외적 자아란 즉 페르소나이다. (이 게임의 이름과 같다.)

먼저 자살을 연상케하는 포즈부터 말해보자. 일기와는 전연 상관없는 내용이 아니기에 간단히만 말하고 넘어간다. 게임 중에서 자신의 외적 자아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소환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용 포즈가 꼭 관자에 방아쇠를 당기는 포즈와 같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살 게임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관자에다가 소환기의 방아쇠를 당기면, 여차저차해서 외적 자아가 실체화(實體化) 된다. 나의 시야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방아쇠를 당김으로써 모든 이의 시야에 비치는 '실체'가 된다는 것. 본인은 이것이 마음에 들고, 자살에 근접한 포즈로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 또한 본인의 마음에 든다. 왜 그런지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은 후일을 기약하도록 하자. (말하기가 조금 껄끄러운 내용이다.)

그리고 외적 자아의 실상. 필자는, 필자 자신이 다중인격자(多衆人格者)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다혈질이라는 소리는 자주 듣는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다혈질만으로는 부족한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 든다. 다혈질을 넘어서는 다중인격. (다중인격의 기초가 이중인격 아닌가?) 필자는 다중인격을 갈망한 적이 있기까지 한, 진짜 정신병자인 셈이다. (다중인격을 가지길 원한다는 것은 정신의 분열을 원한다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필자는 다중인격을 갈망하는 동시에, 필자가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 왜냐하면, 정신병자라면 지금쯤 과도한 망상 속에 미쳐있을 것이라는 것과, 필자는 다중인격을 갈망하는 자가 꼭 정신병자가 된다는 등식을 믿지 않는다는 두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게임에서 시작한 장황한 자기 표출이 왜 굳이 일기의 첫머리에 나와야 하는 것인가? 필자가 예전에 써둔 일기를 차근차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위의 내용은 '전제'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위의 내용이 '사전 지식'과 같다는 뜻이다.

그럼 진짜로 일기를 시작해보자. 제목대로 '나와 나, 그리고...' 에 대한 내용이다.

지금이야 동이 다 터서 새벽 7시가 다 되어가는 때이다. 그렇다면 그저께 저녁이라고 봐야하나? 지금이 8월 6일 일요일이므로, 8월 4일 늦은 밤 무렵, 필자는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문자의 상대는 '그리고...'에 해당하는, 전에도 본 블로그에서 언급한 바 있는 '모' 양. '모' 양과 필자가 이성친구 사이도 아닌데 그토록 늦게까지 문자를 주고 받는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는 주위 친구들이 적지는 않으나, 필자나 '모' 양이나 그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문자의 내용이 이성친구로써 주고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문자의 내용은 대부분 고충 상담에 관한 것이나,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에 관한 내용, 또는 안부이다. 필자나 '모' 양이나 책을 좋아하고, 서로에게 고충 상담을 문자로써 해준다. 하지만 실제로 얼굴을 맞닥뜨리게 되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냉담하게 지나가는 정도이다. 다른 아이들이 쓸데없이 추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예전에는 필자가 '모' 양에게 고충 상담을 해준 적이 몇번 있긴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오히려 필자가 고충 상담을 더 많이 받는 처지가 되었다. 바쁘게 사는 '모' 양인데도 그다지 군소리 않고 필자의 문자를 받아주는 걸 보면, 그저 한없이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 뿐이다.

8월 4일 늦은 밤 무렵에, 필자는 '인생에 안개가 끼는 기분이다' 라는 문자를 보냈다. (물론, 필자는 '모' 양에게 미리 수락 여부를 묻는다. 이 역시 문자로 한다.) '모' 양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면서 필자를 심적으로 토닥거려줬다. 그 전에도 그런식으로 계속해서 '모' 양의 문자는 힘이 되어준 적이 많았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모' 양에게 그저 한없이 고맙다.

그리고 어제, 기차를 타며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갑자기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 '모' 양에게 다시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 너무나 우울한 심정이 계속되었는데, '모' 양은 필자의 정곡을 찌르는 말로 상담을 계속했다. 필자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꼭 나를 잘 알기라도 하는 것 같은 '모' 양에게, 요즘 말로 GG를 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담 내용에서 밝히지 않은 것이 있다. 나의 외적 자아는 실존할 수 있을까? 이것에 근접한 내용에 대한 상담을 예전에 요청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대화를 한 적이 없다. (그 내용은 '인간이 『껍질』을 벗게 되면 어떻게 될까?' 에 대한 것이었다. '데미안'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필자는 아직 데미안을 읽지 않았다.) 게임에 중독된 나머지 이런 망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간혹 들기도 하지만, 꼭 게임에 중독되었다고 그런 망상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외적 자아, 자아의 분리, 이중자아, 이중인격, 다중인격. 이런 식으로 생각의 확장이 가능할까?

내가 평소에 지낼 때의 나는 대체 어느 자아일까? 내가 우울해질 때의 자아는 어느 자아일까? '모' 양에게 철면피를 뒤집어쓰고 뻔뻔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나는 어느 자아일까? 게임을 할 때의 나는 어느 자아일까? 책을 읽을 때의 나는 어느 자아일까? 참다 못해 분을 터뜨리며 폭력을 휘두를 때의 나는 어느 자아일까? 설계도를 그리며 세심하게 손을 놀리는 나는 어느 자아일까? 숨 죽이며 사진 하나를 찍을 때의 나는 어느 자아일까? 지금, 글을 쓰는 나는 어느 자아일까? 중심의 '관리 자아' 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을 엎어버리고, 모든 자아는 하나일까?

필자는 필자가 다중인격성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다. 만약 필자가 자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지 않고 그저 활기차게 살았을 뿐이라면 이런 글을 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필자는...

P.S : 새벽에 모두 쓰려고 했으나, 피곤해서 자고, 다음날 점심 즈음에 작성을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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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jinsag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캔디 미디어가 콘솔 시장을 철수한 이후로 아틀라스사의 게임의 정발을 무리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기사를 보면 기대되는군요.^^

    2006/08/06 20:46

7월 14일은 '실버 데이(Silver Day)'라고 한다. 필자는 그걸 몰랐다. 하지만, 필자가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내용은 실버 데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도리어, 필자는 7월 14일이 로즈 데이인줄 알았다. 왜냐, 지금부터 쓸 내용과 아주 약간의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관련된 내용이냐고? 아니다. 미리 까발리자면, 필자는 장미의 꽃말을 어떤 특정한 문장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빗나갔다. 하지만, 여기서는 필자가 예상했던 그 문장을 중심으로 써보고자 한다.

7월 14일, 참으로 바쁜 날이었다. 필자는 그 날이 수시 1학기 원서를 접수할 마지노선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필자는 그날 아침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얘기를 시작해보자.

아침, 수시 1학기 원서를 접수하는 날이라고 조금 바삐 움직였다. 아침부터 학교장 추천서를 받을 준비를 하고, 계속해서 원서를 프린팅해대고,